▷ 책소개 푸슈킨이 “그 웃음의 배후에서 우리는 보이지 않는 눈물을 느낀다”고 극찬할 만큼 사실적이면서도 풍자와 환상이 녹아든 독특한 소설을 쓴 고골(1809~1852)의 작품집. 「넵스키 거리」, 「광인 일기」, 「코」, 「초상화」, 「외투」로 작품 발표순으로 실려 있어 당시 러시아 사회와 인간 군상들을 고골이 어떻게 풍자하고 있는지 보는 재미가 있다. 「코」는 ‘코’가 주인의 행세를 하며 권위를 누리는, 당시의 사회상을 보여주는데,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임에도 인간 심리에 대한 탁월한 표현과 잘 짜여진 구성으로 흥미를 가지고 읽게 되는 묘한 매력과 울림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초상화」는 고골의 낭만주의적 예술 숭배와 기독교적인 예술 숭배 사상이 결합된 에세이적인 예술가 소설이다. 우연히 구입한 초상화에 그려진 눈의 가공할 만한 마력으로 인하여, 재능 있는 순수한 예술가에서 유행을 좇다가 재능을 소진한 이류 화가로 타락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그림에 일가견이 있었던 고골이 예술의 천상을 제시하고자 하지만 독자들이 지옥만 보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했던, 그의 내면 역시 생생하게 드러나는 점에서 그의 내적 분신과도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불쌍한 코발료프는 거의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그는 이토록 이상한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정말로 어제까지만 해도 그의 얼굴에 있던 코가 이제 마차를 타고 다니고 걸어 다니다니,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코」 중에서)
▷ 목차 넵스키 거리
광인 일기
코
초상화
외투
해설_고골의 페테르부르크 이야기들: ‘보이는 웃음 속의 보이지 않는 눈물’
작가 연보
▷ 저자소개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Николaй Васильевич Гoголь1809년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우크라이나계 소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문학을 좋아했으며, 김나지움 때는 낭만주의 시를 썼다. 1828년 학업을 마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상경해 하급관리로서 정서 일을 하면서 시를 발표했으나 혹평을 받고 절망한다. 하지만 고골은 낭만주의적 창작 설화집 『디칸카 근교 마을의 야회』(1831~1832)를 발표하면서 바로 푸시킨과 같은 문호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어서 1833년경에 정신적 위기를 겪고 키이우 대학의 역사학 교수가 되고자 했으나 실패한 이후 전업 작가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다. 1835년 두 문집 『아라베스크』와 『미르고로드』를 출간했다.『아라베스크』에는 그의 ‘페테르부르크 이야기’에 속하는 「넵스키 거리」 「초상화」(초판) 「광인 일기」가 수록되었다. 1836년에는 「코」를, 1842년에는 「외투」를 발표하였다. 고골은 1836년 이후에는 주로 로마에 거주하면서 글을 썼다. 1840년대에 『죽은 혼』 제2권에 몰입하면서 종교적인 이상을 전하는 작품을 쓰고자 했으나 자신의 한계를 느끼고 1852년 마흔세 살의 나이에 생을 마감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