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한두 여자의 이야기가 아니야.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지.”
『천 척의 배』는 고대 신화를 여성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흐름의 정점에 있는 작품이다. 최근 몇 년 새 『키르케』(매들린 밀러), 『침묵은 여자가 되나니』(팻 바커) 등 호메로스 서사시의 남성 중심적 시각을 탈피한 소설들이 한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는데, 『천 척의 배』는 이 두 작품과 동일한 맥락에 있으면서도 트로이아 전쟁 전반의 이야기를 망라해 다룬다는 점에서 남다른 야심이 돋보인다. 소설은 묻는다. 우리는 만화로 각색된 그리스 신화 등을 통해 트로이아 전쟁을 제법 친숙하게 여기지만, 무려 10년간 이어진 이 참혹한 장기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이 정녕 남성 전사들뿐이었을까?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는 흔히 서구 문학의 효시이자 ‘전쟁과 전사, 남성과 남성성의 토대를 닦은 위대한 텍스트’로 여겨진다. 이런 평가가 전적으로 부당한 것은 아니나 『천 척의 배』는 지금껏 트로이아 전쟁에 관한 이야기에서 다뤄지지 않은 여성 캐릭터들의 영웅성과 서사성에 주목해 이 전쟁의 진정한 참상을 낱낱이 그려 낸다.
『천 척의 배』의 가장 큰 미덕은 서양 고전을 전공한 저자가 트로이아 전쟁을 ‘여자의 얼굴’로 다시 쓰기 위해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실존하는 고대 그리스 문헌을 일일이 손수 들추고 살폈다는 점이다. 저자 나탈리 헤인스는 호메로스·오비디우스·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에우리피데스·아이스킬로스의 비극, 나아가 고대 그리스 연극 및 서정시 등에서 고대 그리스 및 트로이아 여성들의 삶의 편린을 샅샅이 들추고 그러모은다. 그러고는 이들 원전을 총체적으로 참조하고 재해석해, 기존 문헌에서는 불과 한두 줄의 문장으로 찰나의 섬광처럼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여성 캐릭터들에게 생동감 넘치는 목소리와 성격을 부여한다. 이렇듯 『천 척의 배』는 다른 세계로의 몰입을 유발하는 참신한 해석과 흥미로운 전개를 통해 그리스 신화에 익숙한 독자와 낯선 독자 모두를 열정적으로 매혹한다.
▷ 목차 ㆍ 지도
ㆍ 등장인물
1 칼리오페
2 크레우사
3 트로이아의 여인들
4 테아노
5 칼리오페
6 트로이아의 여인들
7 펜테실레이아
8 페넬로페
9 트로이아의 여인들
10 브리세이스와 크리세이스
11 테티스
12 칼리오페
13 트로이아의 여인들
14 라오다메이아
15 이피게네이아
16 트로이아의 여인들
17 아프로디테, 헤라, 아테나
18 페넬로페
19 트로이아의 여인들
20 오이노네
21 칼리오페
22 트로이아의 여인들
23 페넬로페
24 트로이아의 여인들
25 에리스
26 트로이아의 여인들
27 칼리오페
28 헤카베
29 페넬로페
30 트로이아의 여인들
31 폴릭세네
32 테미스
33 페넬로페
34 트로이아의 여인들
35 칼리오페
36 카산드라
37 가이아
38 페넬로페
39 클리타임네스트라
40 페넬로페
41 모이라이
42 안드로마케
43 칼리오페
ㆍ 작가의 말
ㆍ 감사의 말
ㆍ 옮긴이의 말
ㆍ 추천의 말(김신명숙)
▷ 저자소개 나탈리 헤인스작가 겸 방송인으로, 픽션과 논픽션을 가리지 않고 활발한 저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첫 소설 『황색의 분노』로 스코틀랜드 최고의 범죄 소설에 주어지는 매킬버니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이오카스테의 아이들』에서는 페미니즘적 시각으로 안티고네와 오이디푸스 왕을 개작했다. 수많은 여성 인물의 시점에서 트로이아 전쟁을 새로이 쓴 『천 척의 배』로 여성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스톤 블라인드』에서는 페르세우스와 메두사 이야기를 다뤘다. BBC 라디오4 프로그램 「나탈리 헤인스의 고전 옹호」의 작가이자 진행자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서양 고전 문학을 영국 대중에게 널리 소개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고전 학회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