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김성민은 독서가이다. 잘 읽고 싶다는 말을 잘 살고 싶다는 말로 여기는 사람이다.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고 싶지만 그럴 수 없기에 읽을 책을 신중하게 고르고, 잘 읽기 위해 애벌 읽기를 하고, 본격적으로 읽은 뒤에, 또 다시 읽고, 연결되기 위해 함께 읽고, 읽은 것이 휘발되지 않게 글로 남기는 사람이다. 그렇게 치열한 읽기 과정 속에서 나온 사유는 독자에게 다름 아닌 삶의 지혜를 선사한다.
이 책의 부제가 된 ‘이타적 에고이스트’는 스스로를 사랑하고 타인을 사랑하고 싶어서 저자가 선택한 삶의 방향이자 지향이다. 자신을 돌보기 위해 책을 읽는 에고이스트의 시간은 자발적이며 독립적이다. 고독하지만 외롭지는 않다. 하지만 저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연결을 도모한다. 이 책 또한 그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스물아홉 편의 글에서 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분주하게 살아도 공허감에 견딜 수 없었던 날에 안온한 피신처가 돼주었던 책과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해보겠다는 의지를 세우게 하는 책, 작가와 우정을 나눌 수 있게 된 책, 함께 읽는 기쁨을 만끽하며 읽었던 책, 이웃집과의 소음 분쟁에서도 타인을 혐오하지 않기 위해 붙든 책, 삶의 의미를 다지게 되는 책 들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 동안 결국 책의 가능성은 우리 삶의 가능성임을 깨닫게 한다.
▷ 목차 들어서며 |다시 태어나는 책
I 내가 나로 돌아갈 자리
달을 갖고 싶어서|알베르 카뮈, 「칼리굴라」
이타적 에고이스트|에이드리언 리치, 『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
지키고 싶은 모습|히라노 게이치로, 『나란 무엇인
책을 건네는 손|히로나카 헤이스케, 『학문의 즐거움』
처음 만나는 세계|프랑수아즈 사강, 『슬픔이여 안녕』
읽기라는 운동|조지 쉬언, 『달리기와 존재하기』
눈물 예찬|도리스 레싱, 「19호실로 가다」
도서관에서|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무엇을 읽지 않을 것인가|피에르 바야르,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
헌책의 새로움|박완서, 「조그만 체험기」
II 연결된 고독
고독 공동체|존 퀴넌,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쓰기의 동심원|마사 누스바움, 『정치적 감정』
말하지 않으면서 말하는 방법|코맥 매카시, 『모두 다 예쁜 말들』
우정의 천재|한나 아렌트, 『어두운 시대의 사람들』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제인 오스틴 전작 읽기
소설의 질문 영화의 대답|이언 매큐언, 『속죄』
소설의 이유|델핀 드 비강, 『실화를 바탕으로』
방황하는 맛|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책에서 최고의 것을 얻으려면|장 폴 사르트르, 『문학이란 무엇인
III 그것은 다름 아닌 사랑
사소하지 않은 하루|마이클 커닝햄, 『디 아워스』
최선의 선택|버지니아 울프, 『댈러웨이 부인』
거짓과 진실 사이|하인리히 뵐,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읽을 자유|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비밀의 이유|필립 로스, 『휴먼 스테인』
품위를 지키는 방법|가즈오 이시구로, 『남아 있는 나날』
소리가 소음이 될 때|마사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아름다운 바보|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백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안|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분신』
사랑의 기술은 존재의 기술|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나가며|스스로 돌보는 사람의 관심
책에 나오는 작품들
▷ 저자소개 김성민대학에서 언론을 공부했다. 학생 기자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글로 전하는 일에 관심을 가졌다. 책 리뷰는 독자로서 목소리를 내는 일이라 여긴다. 리뷰는 다시 보는 일. 다시 돌아볼수록 새롭게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책을 좋아한다. 문학을 읽으면서 여러 사람의 내면을 경험하고 이해의 폭이 넓어질 때 언어가 조금 더 또렷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생활의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흘려보내지 않고 나의 언어로 꾸준히 쓰고 싶다. 읽고 쓴 기록을 모은 책 『아름답고 쓸모없는 독서』 출간 뒤에 혼자 읽기에서 벗어나 함께 읽기로 연결되면서 책이 지닌 의미가 좀 더 두터워지고 있다. 지금은 영화화된 문학을 읽는 모임에서 여행하듯 세계문학을 함께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