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내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남겨보고 싶다!”
80대 아버지와 50대 아들의 합작 자서전은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1939년 토끼띠 김동훈은 대한민국 80대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일제강점기, 해방, 한국전쟁 등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온몸으로 살아냈다.
특히 흥남부두 탈출기는 영화 〈국제시장〉을 방불케 하고, 1970~80년대 대한민국 경제 부흥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리즈 시절 이야기는 개인의 삶을 넘어 한국현대사의 한 단면을 입체적이면서도 흡입력 있게 그려낸다.
개인의 역사와 한국사가 한 호흡으로 읽히는 이 책은 ‘내 인생을 책으로 묶으면 대하소설감’인 분들에게는 자서전 쓰기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올 뿐 아니라, 후속 세대에게는 부모님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 목차 책을 펴내며: 어느 ‘복 많은 놈’의 이야기
39년생 김동훈의 ‘나의 살던 고향들’
1 평온했던 내 어린 시절: 만주벌과 두만강 이남
함경북도 남양에서 태어난 이유 <*> 아버지의 유학과 슈퍼우먼 어머니 <*> 옥자 누나의 죽음, 그리고 다시 만주로 <*> 달 속 십자가의 조짐 <*> 내가 마지막으로 본 만주
2 눈보라 휘날리던 바람 찬 흥남부두
내세우자 인민의 대표 <*> 내가 교사를 평생 싫어한 이유 <*> 그해 여름은 뜨거웠다 <*> 내 생애 최고의 한 달 <*> 흥남부두의 통곡 <*> 구사일생, 흥남의 방주 <*> 흥남부두를 떠나며
3 남도의 끝섬들에서
남녘땅의 나그네 가족 <*> 회중시계와 동해남부선 <*> 거지들의 재회 <*> 두만강 소년 제주도 가다 <*> 열 살 기억 여든까지 간다 <*> 내 평생의 찰떡 <*> 오이의 비극 <*> 거제도의 졸업식
4 밀양과 대구의 악동, 부산의 대학생이 되다
밀양 친구 수봉이 <*> 대구에서의 봄날과 치욕 <*> 행운과 액운의 쌍곡선 <*> 날아간 파일럿의 꿈 <*> 수산대학생이 맞은 태풍 사라 <*> 큰형을 떠올리며 <*> 대한민국의 격변, 그러나 바빴던 대학생
5 가난한 날의 행복과 슬픔
당당함에 대하여 <*> 큰형 결혼 대작전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천재를 돕는다 <*> 노총각의 세 가지 원칙 <*> 처갓집 이야기 <*> 가난한 날의 행복과 슬픔 <*> 나쁜 이 이상한 이 좋은 이
6 거인의 어깨 위에서 놀던 시절
고려원양 판매과장이 되기까지 <*> 황태 덕장 앞에서 <*> 거인과의 만남 <*> 동원산업 부산 지사장이 되어 다시 부산으로 <*> 거인의 어깨 위에서 <*> 주먹과 개밥 <*> 안타까운 죽음들 <*> 이제는 말할 수 있는 일들 <*> 한국에서 참치 통조림을 처음 먹은 사람은 <*> 동원참치의 신화와 홀로서기의 꿈 <*> 나의 달란트
7 디아스포라 우리 가족
다섯 남매 이야기, 그리고 중국에서 온 편지 <*> 중국으로 가는 길 <*> 간도에서 만난 주현미
강 건너 고향 <*> 피는 물보다 진하고 돈은 피보다 진하다
글을 마치며: 화살 같은 여든네 살의 돌아보기
아들의 후기: 자서전 쓰기, 우파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는 또 하나의 방법
▷ 저자소개 김동훈[아버지]1939년 여름, 식민지 조선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면에서 태어났다. 그해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만 두 살 때 태평양전쟁(1941)이 터졌으며, 여섯 살 때 해방을 맞이했고, 열한 살 때 6·25 전란에 휘말리는 등 그야말로 격동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국립수산대학 졸업 후 농림부 소속의 중앙수산검사소 공무원을 거쳐 고려원양 판매과장, 동원산업 부산 지사장을 지낸 다음 부산에 정착했으며, 멀미 나도록 변화하고 눈부시도록 발전한 대한민국 사회의 일원으로, 한 가족의 가장으로 치열하게 살았다. 피난민의 자식으로 먹고살기 위해 눈치를 익혔고, 텃세와 구박을 무찌를 깡도 있지만, 남을 짓밟으며 내 몫을 챙기겠다는 두꺼움은 모자랐으며, 누군가를 박정하게 대하면 오래도록 마음이 쓰이는 ‘새가슴’을 지녔다. 그의 가장 특출한 ‘달란트’는 일제강점기 만주와 해방이후 북한에서의 생활, 흥남부두 탈출기와 피난살이 등 평생의 파노라마를 유장하게 읊을 수 있는 기억력이다. 팔순의 어느 날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싶어 워드프로세서를 익히고 독수리 타법으로 2년 넘게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돌이켜보니 지금까지 고향 없이 타향살이를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살아온 곳 모두가 이미 자신의 고향임을 깨달았으며, 스스로 ‘복 많은 놈’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