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그렇다. 그는 조선과 일본에 걸친 경계인이었고, 등산의 실제적 준비와 세밀한 실행 과정을 챙기는 엄격한 실무가이면서도 항시 히말라야와 아프리카 야생의 고원 등 천상에 닿은 산들의 그 너머를 망연히 꿈꾸는 몽상가였다. …… 내가 보기에 그의 진면목은 오히려 그 산들 너머로 인간의 심연을 꿰뚫어 보는 그의 몽상가적 능력이다.(「역자 후기」 중에서)
문화인류학자 이즈미 세이이치의 학문적 회고록
이 책은 저자인 이즈미 세이이치(泉靖一)가 평생에 걸친 다양한 산악활동과 학문적 작업들을 회고적으로 기록한 자서전적 기록이지만, 그의 전반기 삶의 무대였던 당시 조선에서의 초창기 등반 활동과 근대화 이전의 제주도와 한라산 그리고 북녘의 금강산과 백두산, 관모연산 등에 대한 생생한 기록으로 우리에게 특히 의미있는 책이기도 하다. 나아가 북만주 및 몽골, 중국 전역의 다양한 민족들의 독자적 문화 그리고 남태평양의 서뉴기니지역과 남미 안데스지역에 이르는 그야말로 전세계의 ‘머나먼 지역들’의 특색있는 문명들에 대한 인류학자로서의 냉철한 현장 조사 기록들로 구성되어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세계를 두루 조망하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이즈미의 탐험가, 등산가로서의 낭만적인 기질이 절묘하게 표현된 우수한 문학성으로 더욱 가치있는 책이기도 하다.
이즈미는 일본의 저명한 인류학자로서, 어린 시절 경성제국대학 교수인 부친을 따라 1926년 당시 조선에 와서 동대문소학교에 전학한 후 경성중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을 졸업하였다. 그는 일찍부터 산을 좋아하여 경성중학 시절부터 서울 주변의 여러 산들에 등반 활동을 하였는데, 근대적 의미에서의 산악 활동이 없었던 당시 조선에서 이는 최초의 근대적 등반운동의 개척사에 해당한다. 서울 근교의 주요 산들, 특히 백운대 인수봉을 드물게 암벽등반으로 오르고 당시의 산행을 자세하게 기록한 내용들은 한국등반운동사의 중요한 초기 기록이 되고 있다.
▷ 목차 추천사
시작하며_ 산과 알게 되다
선배들의 추억
금강산의 방갈로
산 오르기
스포츠 알피니즘의 싹틈
서울 근교의 산들
겨울산으로서의 금강산
집선봉(集仙峰) 바위 오르기
북조선의 산들
‘스키산악회’와 ‘산악부’
관모연산(冠帽連山)
겨울의 부전고원(赴戰高原)
백두산과 겨울의 민막골
제주도와 남조선의 산들
지리산과 남조선의 산들
적설기의 제주도
조난
전향(轉向)
등산에서 ‘탐험’
샤오우타이산(小五臺山)을 찾아서
다싱안링의 ?쳰족 조사
습원(濕原)
말에서 내동댕이쳐져
구형 롤라이플렉스(Rolleiflex) 카메라
고 시부사와 게이죠의 추억
강남의 여로
상하이의 우중충한 봄
양쯔강(揚子江)과 동정호(洞庭湖)
남중국해와 타이완
쑹화(松花)강과 몽강(蒙疆)의 조사
허저(赫哲)족과 한족 샤먼 따시엔(大仙)
경성제국대학 몽강학술조사대
내몽골 기행
샤오우타이산 등반기
태평양 전쟁의 어려운 시기
초년병 시절
태평양전쟁이 일어날 때까지
전쟁 중의 대학
서西뉴기니 탐험
고 다야마 리사부로 이학박사
서(西)뉴기니로의 길
‘열대’라는 곳
야무르해협 횡단
눈에 선한 앙가디섬이여
옴바강을 내려가다
에트나만으로부터 야무르호로
스하우튼제도로의 여로
귀로
패전 전후
겨울의 북부 다싱안링(大興安嶺)
대륙 자원과학연구소의 시작과 끝
패전의 ‘울부짖음’ 속에서
일본에서의 6년
황폐한 일본
학문세계로의 복귀
일본민족학협회의 아이누 조사
남아메리카의 일본인 연구
사회적 긴장의 연구
남아메리카 횡단
브라질의 일본계 사람들
두 번째 브라질
중앙안데스로의 여정
안데스로의 첫 여행
두 번째의 페루
제1차 도쿄대학 안데스지대 학술조사단
북부 페루의 여러 유적
중부 페루 산악지대의 여러 유적들
남부 페루의 여러 유적
일본에서의 2년간
일본에서 생각한 것
사할린이 보이는 언덕의 발굴
코토시의 발굴
발굴의 의미
보물찾기
‘교차된 손의 신전’의 수수께끼
저주의 ‘손’의 전말
유라시아 대륙으로의 회귀
시베리아와 중앙·서아시아
한국으로의 〈무도회의 수첩〉
에필로그
최악의 1968년
멕시코만 연안 여행
유카탄반도 여행
산 로렌소유적과 와하카주로의 여행
마지막 장
우메사오 다다오(梅棹忠雄)_ 이즈미 세이이치에게 산과 탐험
역자 후기
▷ 저자소개 이즈미 세이이치泉靖一1915년 일본 도쿄 출생. 1927년 부친 이즈미 아키라가 경성제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조선으로 이주하였다. 경성공립동대문소학교(이후 동대문초등학교, 1972년 폐교), 경성부립중학교(현 서울고등학교)와 경성제대 법문학부를 졸업했다. 1949년 메이지대학 조교수, 1951년 도쿄대학 조교수와 교수를 거쳐 1970년에는 도쿄대학 동양문화연구소 소장직을 역임하였다. 1970년 11월 뇌출혈로 급서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잉카제국-사막과 고산의 문명(インカ帝?-砂漠と高山の文明)』(1959), 『안데스의 예술(アンデスの芸術)』(1964), 『제주도(?州島)』(1966), 『필드노트-문화인류학·사색의 길(フィ?ルド·ノ?ト-文化人類?·思索の旅)』(1967), 『머나먼 산들(?かな山やま)』(1971), 『이즈미 세이이치 저작집(泉靖一著作集)』(전7권, 1971~1972) 등이 있다.